물고기와 철학자
‘신은 존재하는가’, ‘깨달음이란 무엇인가’라는 누구나 한번쯤은 던져 보았을 질문에 대해 저자는 직접적으로 파고들면서도 다만 물고기, 바람과의 대화라는 우화적 형식을 빌려 유머로스하게 그리고 있다.
주인공은 중세 독일의 기독교 신비주의자 마이스터 에카르트의 이름을 딴 철학자 에카르트이다. 에카르트는 신비로운 물고기를 만나, 철학과 과학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인간에게는 신의 존재에 대한 물음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고 유랑을 떠난다. 유랑과정에서 에카르트가 시인을 만나 신이라는 개념에 무엇을 담아야 하는지를 알게 되고, 전설의 바람을 만나 존재의 지평이라 할 수 있는 시간의 의미를 깨우쳐가는 과정이 알기 쉽게 우화적으로 펼쳐진다. 그 후 에카르트는 자신의 친구 물고기가 죽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아 신과 인간의 근원적인 관계에 접근하게 되는데, 종국에는 물고기가 비늘들 속에서 다시 태어나는 환상과 현실을 오가면서 자신의 질문에 대한 답이 무엇인지 발견해 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