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숲 속의 공주
샤를 페로(Charles Perrault, 1628년 1월 12일 ~ 1703년 5월 16일)라는 이름은 생소할지 모르지만, 사실 그가 쓴 동화들은 전 세계적으로 모르는 사람이 없을 만큼 잘 알려졌다. ‘신데렐라’ ‘빨간 망토’ ‘푸른 수염’ ‘장화 신은 고양이’ ‘잠자는 숲 속의 공주’ 등이 바로 샤를 페로의 작품이다. 어린 시절에는 전집 동화나 그림 동화, 디즈니의 애니메이션을 통해 만났고, 자라서는 영화, 연극, 발레 등의 원작으로, 우리는 여전히 이 옛이야기들을 만나고 있다.
샤를 페로는 프랑스 파리 시의 부유한 부르주아 가정에서 태어났으며, 문학을 즐기는 친구들을 만나 글을 쓰기 시작했다. 1695년, 67세의 나이로 아내를 잃은 페로는 아이들에게 헌신하기로 한 후, 구전 민담을 모아 동화로 재구성하는 일에 전력을 다하였다. 그래서 그의 작품들은 모두 프랑스 옛이야기에 바탕을 두고 있다. 그저 입으로 전해지던 이야기들이 당당히 어린이 문학으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이후 샤를 페로는 널리 알려지게 되었으며, ‘프랑스 어린이 문학의 아버지’란 호칭까지 붙게 되었다. 또한, 그는 자신의 주변에 있는 이미지를 이용해 동화를 창작했는데, 위세 성의 이미지가 《잠자는 숲 속의 미녀》에 사용되었으며, 와롱성의 후작은 《장화 신은 고양이》에 등장한다. 1691년부터 1696년까지 페로의 동화가 발표되었을 때, 사람들의 반응은 각양각색이었다. 서사시 같은 고전적 형식에 익숙했던 독자들은 페로의 작품을 그저 가볍게 읽고 지나가는 이야기로만 여겼다. 반면 소박한 이야기 속에서 유익한 교훈을 얻을 수 있다는 독자도 있었다. 한 번쯤 들어본 것 같은 옛이야기들을 명쾌하면서도 소박한 문체로 써 내려간 페로의 동화가 독자들에게 묘한 감동을 준 것이다.
페로의 동화는 옛이야기, 고전 산문을 바탕으로 교훈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물론 작품에서 전하고자 했던 교훈은 다소 상투적일 수 있지만, 이야기 속에서 상징과 은유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은 탁월하다. 이 책은 영문본과 함께 실어서 원전의 느낌을 최대한 느낄 수 있도록 하였다. 옛이야기라는 것은 저자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입에서 입으로 전승되는 것이다 보니 시대마다 지역마다 이야기하는 사람마다 이야기가 조금씩 다르다. 이 책은 샤를 페로가 1697년에 발표한 초판본 페로 동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