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장자크 상페가 사랑한 음악과 음악가들
프랑스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전 세계적 삽화가 장자크 상페의 새로운 에세이가 미메시스에서 출간되었다. 『상페의 음악』은 그의 에세이 시리즈인 『뉴욕의 상페』와 『상페의 어린 시절』에 이어 저널리스트 마르크 르카르팡티에와 함께 〈음악〉에 대해 이야기한 것을 엮은 책이다. 널리 알려졌듯이 상페가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것은 소년 시절 악단 연주자를 꿈꾸면서부터였다. 언젠가 파리에 가서 자신이 좋아하는 〈레이 벤투라〉 악단에 합류하여 꼭 연주를 하리라 꿈을 꾸었던 어린 소년은, 그 뮤지션들을 그림으로 한 장 한 장 그리며 음악뿐 아니라 삽화가로서의 열정도 함께 키워 낸 것이다. 그런 그가 여든을 훌쩍 넘은 지금, 돌연 고백을 해버린다. 사실 자신은 늘 뮤지션이 되고 싶었다고. 우리는 그의 고백에 환호해야 할까, 아니면 안타까워해야 할까? 음악과 음악가들에 대한 매우 확고한 취향이 반영된 그의 이 단호한 고백과 선택에 어리둥절할 수도 있는 독자들이 있다면, 이 책에 나오는 미발표 그림들이 상페의 재능과 그가 사랑하는 음악 사이의 내밀한 관계를 새삼 확인시켜 줄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가 다섯 살 때 처음 라디오를 통해 들었을 때부터 지금껏 그의 인생을 구원해 주고 있는 폴 미스라키의 곡부터 그가 자신만의 〈신〉으로 여기는 드뷔시와 듀크 엘링턴까지, 상페만의 플레이리스트에 감탄하게 될지 모른다. 〈스윙〉 없는 음악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단언하는 그의 말처럼, 그가 사랑한 음악은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를 흥겹게 만들어 준다. 그리고 그 〈스윙〉이 넘치는 상페의 그림들 역시 우리를 행복하게 한다. 음악이 상페를 구원했다면, 상페의 그림 역시 우리를 구원해 주고 있지 않을까.
저자소개
저자 : 장자크 상페
첫 번째 작품집이 나왔을 때 이미 프랑스에서 데생의 일인자로 꼽힌 전 세계적 그림 작가. 장자크 상페는 가느다란 선과 담담한 채색으로 인간 내면의 고독함을 표현하며, 때로는 유머러스한 드로잉으로 일상을 유쾌하게 펼쳐 보인다. 1932년 프랑스 보르도에서 태어난 상페가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것은 소년 시절 악단 연주자를 꿈꾸면서부터다. 자신이 존경하는 재즈 뮤지션들을 한 장 한 장 그리며 음악뿐 아니라 그림에 대한 열정도 함께 키워 낸 것이다. 1960년 유머 작가 르네 고시니와 함께 『꼬마 니콜라』를 만들었고, 이 작품이 대성공을 거두며 삽화가로서의 명성을 얻었다. 1991년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좀머 씨 이야기』의 삽화를 그렸으며, 같은 해에 발표한 『속 깊은 이성 친구』와 『자전거를 못 타는 아이』는 영화나 희곡을 단 한 편의 데생으로 요약할 수 있는 그의 능력을 여실히 드러낸 명작들이다. 1991년 상페가 30년간 그려 온 데생과 수채화가 〈파피용 데 자르〉에서 전시되었을 때, 현대 사회에 대해 사회학 논문 1천 편보다 더 많은 것을 말해 준다는 평을 받았다. 프랑스 그래픽 미술 대상을 수상한 바 있는 상페의 작품집으로는 『어설픈 경쟁』, 『파리 스케치』, 『뉴욕 스케치』, 『얼굴 빨개지는 아이』, 『각별한 마음』, 『인생은 단순한 균형의 문제』, 『프랑스 스케치』 등이 있다. 지금까지 30여 권이 넘는 작품집을 발표했으며 이 책들은 세계 여러 나라 말로 번역 출간되었다. 2017년 발표한 『상페의 음악』은 『뉴욕의 상페』와 『상페의 어린 시절』에서 함께 대담을 나눈 저널리스트 마르크 르카르팡티에와 〈음악〉에 대해 인터뷰한 것을 엮은 책이다.
역자 : 양영란
서울대학교 불어불문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 3 대학에서 불문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코리아헤럴드』 기자와 『시사저널』 파리 통신원을 지냈다. 옮긴 책으로 『잠수복과 나비』, 『지금 이 순간』, 『상페의 어린 시절』, 『진정한 우정』, 『꾸뻬 씨의 핑크색 안경』, 『아가씨와 밤』, 『작가들의 비밀스러운 삶』, 『철학자의 식탁』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