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맨발로 유럽문화 산책 1

맨발로 유럽문화 산책 1

저자
최규동
출판사
책읽어주는사람들
출판일
2012-04-25
등록일
2015-01-02
파일포맷
PDF / EPUB
파일크기
3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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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맨발로 유럽을?”

1. 새롭게 여행하는 법 발견하기
200년 전 중국으로 배낭여행을 떠났던 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1780년 5월, 청나라 건륭제의 일흔번째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중국 ‘열하’를 향해 출발했던 박지원입니다. 그는 번뜩이는 통찰과 지혜로 주변 나라들을 압도하던 중국 물질문명의 이면을 날카롭게 파고 들었습니다. 그는 후에 ‘연경’과 ‘열하’의 여정을 묶어 『열하일기』를 출간하지요.

그의 배낭여행의 목적은 무엇이었을까요?
그는 조선을 떠나 중국으로 들어서는 초입에서 당시 청제국의 변방이던 ‘책문’의 시골 동네 풍경을 돌아보고는 이렇게 말합니다.

"책문은 중국의 맨 동쪽 끝 벽지인데도 오히려 이 정도라면, 하물며 앞으로 구경할것을 생각하니 문득 기가 꺾여 그만 여기서 발을 돌리고 싶은 생각이 치밀면서 전신에 불을 끼얹은 것같이 후끈한 느낌을 받았다." 박지원. 리상호 옮김. 『열하일기 상』. 보리. 2004, p.227-228


이렇게 시작된 그의 여행기는 단지 청제국을 묘사하는데 그치지 않습니다. 본격적인 문화비평으로 즉, 청나라의 문화를 이리저리 다루어 보면서도 자신이 속한 조선의 문화를 다시 평가해보는 작업에 돌입하지요.

"(조선) 사람들이 참으로 오랑캐를 배척하려거든, 중국의 발달된 법제를 알뜰하게 배울 것이요, 자기 나라의 무딘 습속을 바꿔 밭갈고, 누에치고, 질그릇 굽고, 쇠 녹이는 야장의 일을 비롯하여 공업을 고루 보급하고, 장사의 혜택을 넓게 하는데 이르기까지 모두가 배우지 않을 것이 없을 것이다." 위의 책, p.49


당시 조선의 ‘중화주의자’들은 중국을 지배하던 만주족의 청나라를 ‘오랑캐의 나라’라고 무시했습니다. 『열하일기』에서 박지원은 이렇게 국제정세에 꽉 막혀있던 사대주의자들을 날카롭게 비판했습니다. 그리하여 이 책은 당시 조선의 젊은 지식인들에게 엄청난 지적 충격과 자극을 던졌지요. 그렇지만 결국 박지원은 조선으로 돌아와서 그 꿈을 넓게 펼치지 못했습니다. 여러가지 원인이 있었겠지만, 여행의 결과에 대해 같이 대화?토론할 많은 친구들이 없었고, 그들과 함께 그 뜻을 이룰 실제적이고 힘있는 공동체를 이루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이유겠지요.

‘열하’로 떠난 그의 여행의 목적은 분명했습니다. 문화를 이해하고, 그 속을 꿰뚫어 보고자 한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 박지원의 '여행하는 법'이 기록된 유명한 『열하일기』입니다.
200년이 지난 지금 여기, 박지원이 살았던 땅에서 자라난 네 남자들의 '여행하는 법'이 기록된 『맨발로 유럽문화 산책』이 있습니다. 이 책은 단순히 먹고, 마시고, 찍고, 즐기는 여행이야기는 아닙니다. 우리는 유럽인들을 실제로 만나고 대화하며 건물들과 사건들을 통해 과거와 현재를 경험할 뿐 아니라, 그것들 뒤에 담겨있는 유럽의 문화적 삶, 문화적 태도를 이해하고 맛보고자 했습니다.

프랑스 사람들은 왜 그리도 '불친절'하고, 왜 그렇게도 '영어쓰기'를 싫어할까요? 우리는 그들의 역사를 이해하고, 끊임없이 대화를 시도하며 공감해 보고자 노력했습니다. 이렇게 한 이유는 그저 프랑스에 대해 흔히 들어 왔던 비판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프랑스 문화를 거울삼아 나 자신, 우리 스스로를 보고자 했습니다. 조만간에 일일 생활권에 들어갈 세계 속에서 세계시민(cosmopolitan)이 될 준비가 덜 된 우리의 모습을 말입니다.
독일얘기를 해볼까요? 우리는 신문과 책에 나오는 통일독일 20년의 이론과 자료가 아닌, 생생한 통일독일의 현실을 살을 부대끼듯 체험하려고 했습니다. 학자들의 보고서가 아니라 길거리와 농촌에서 그냥 만날 수 있는 평범한 독일인들과의 대화와 토론, 그 속에서 일어난 사건들, 그리고 만들어진 건물, 교통체계, 사회구조 등을 통해서 말이죠. 유대인 박해를 참회하여 만든 홀로코스트 기념공원에서 그들의 고해(告解)의 심정의 밑바닥을 현장에서 그대로 읽어보고 싶었습니다. 그 속에서 허리가 뚝 잘린 우리 한반도의 현실을 다시 직시하고, 역사적으로 갈등과 전쟁의 연속이던 동아시아의 난국을 돌파해 갈 미래의 전망을 얻기를 기대했습니다.

그들을 읽음을 통해 우리를 읽기. 이것이 우리가 ‘여행하는 법’입니다.


2. 4인 4색, 그러나 하나!
우리 넷은 참 다릅니다.
나이와 전공이 모두 다르죠. 윤선은 마흔이 넘었고, 아들과 딸이 중학생입니다. 대기업을 조기 은퇴하고 농부로서 새로운 정체성을 찾기 시작했지요. 동갑내기 광재는 현장에서 이리뛰고 저리뛰며, 이제 막 출범한 IT기업 HUMBLE을 일구어 나가는 CTO입니다. 규동은 아직 삼십대 초반, 사회과학을 연구하는 학생이고, 규동과 동갑내기 경태는 2012년 사법연수원을 갓 졸업하고, 대형로펌을 기웃거리기보다 과감하게 독립해서 홀로서기를 시도하는 병아리(?) 변호사입니다.
또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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