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세탁소
김진 작가의 동화집으로, 요즘 우리 아이들의 대담하고 발칙한, 진짜 이야기 여섯 편이 실려 있다. 처음부터 독자를 강하게 사로잡는 입담, 금방이라도 현실세계로 튀어나올 것 같은 살아 있는 인물 묘사, 이야기의 재미 속에 무게 있는 주제를 녹여낸 역량이 작가의 첫 작품집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완성도가 높다.
표제작 「그림자 세탁소」는 학업 스트레스에 내몰린 아이의 반감과 그림자의 반항이 돌출 행동으로 표출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림자 세탁소’라는 제목부터 호기심을 자극하며, 처음 시작부터 이야기 속으로 빨려들게 만든다. 그림자도 지치고 힘들면 몸에서 떨어지고, 더러워진 그림자를 깨끗하게 만들어 다시 꿰매주는 그림자 세탁소라는 존재는 독자의 흥미를 자아낸다. 주인공이 싫어 사라져 버린 그림자와의 줄다리기가 어떻게 결말이 날지 궁금해서 단숨에 읽게 된다.
두 번째 작품인 「오! 해피 봉순」은 어른들의 불화와 이혼으로 상처를 받은 주인공과 자신의 뜻과 관계없이 주인이 바뀌는 강아지의 처지가 절묘하게 대비되는 작품이다. 이밖에도 초등학생임에도 결혼하고 싶어 하는 아이의 시선을 통해 어른들의 합리적이지 않은 행동을 꼬집는 「초딩 결혼식」, 뚱뚱한 외모로 따돌림을 당하는 아이 이야기 「슈퍼 울트라 우유맨」, 작은 편지 하나로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믿음을 보여주는 「고맙습니다 편지」 등 총 여섯 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