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의 사생활
내가 가진 아흔아홉 가지 사물에서 나를 발견하다
스스로 나를 규정하는 것처럼 세상에 어려운 일도 없다. 삶이 고단하고, 살기가 힘겨울수록 나는 내가 낯설어진다. 세상은 늘 내게 무엇인가가 되라고 하고, 무엇인가를 하라고 강요하지만, 정작 내가 누구인지 내가 정녕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알기는 쉽지 않다. 그럴 때면 주위를 찬찬히 들여다보자. 사람은 왔다가 떠나지만, 사물은 내가 버리지 않는 한 충실하게 내 곁을 지킨다. 과연 내가 가진 것은 무엇인가. 나는 얼마나 많은 것을 가졌으며, 그것들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가. 거기 어떤 추억이 깃들어 있는지, 어떤 인연과 어떤 마음이 숨어 있는지, 과거의 내가 지금의 나에게 손을 내밀며 어떤 대화를 청하는지 들어보자.
이 책은 카피라이터로, 여행가로, 수행자로 살아온 글작가와 독특한 사진을 찍고 맛있는 스페인 요리를 만드는 사진작가가 만나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흔아홉 가지 사물에 대한 따듯한 성찰과 아름다운 사진으로 꾸민 포토 에세이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