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모으는 사람
여기 부루퉁 씨라는 괴상한 이름을 가진 아저씨가 있다. 아침 여섯 시 반이면 아저씨는 어김없이 가죽끈이 반질반질 해진 아주 낡은 배낭을 메고 길을 나선다.
아저씨는 생각을 모으는 사람이다. 거리를 돌아다니며 여러 생각들을 모으는 일을 한다. 예쁜 생각, 미운 생각, 즐거운 생각, 조용한 생각, 슬기로운 생각, 어리석은 생각 어떤 생각……. 물론 아저씨가 좋아하는 생각들도 있다. 하지만 아저씨는 다른 생각들이 마음을 다칠까 봐 내색을 하지 않는다. 이렇게 모은 생각으로 불룩해진 배낭을 메고 아저씨는 집으로 돌아와 또 다른 일을 시작한다. 생각들을 기역 니은 디귿 순으로 챙겨서 정리한 다음 생각들을 선반에 두 시간 가량 푹 쉬게 놓아두는 일이다. 그러면 생각들이 잘 익은 과일처럼 즙이 많아지고, 아저씨는 그것을 화단에 정성껏 심는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에는 아주 신비롭고 아름다운 일이 일어나는데……. 생각을 모으는 아저씨의 따뜻하고 아름다운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