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세주
일상의 상처를 끌어안고 있던 어린이에게 어느 날, 내면의 목소리가 말을 걸기 시작했다엄마 아빠는 이혼을 하려는 눈치이고, 언니는 먼저 태어났다고 날 부려 먹으려 하고, 좋아하는 친구는 내게 관심이 없는 것 같고, 거울을 볼 때마다 미운 부분만 보여 자꾸 고개를 숙이게 되는 아이, 세주에게 어느 날 모르는 목소리가 말을 걸어온다. 형체도 없는 목소리는 느닷없이 찾아와 세주의 마음을 혼란스럽게 한다. 그런데 세주는 그 목소리와 대화를 나눌 때마다, 떨리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마음 한구석이 시원한 기분이 든다. “난 너의 어떤 세주야.”라고 고백한 목소리의 정체는 바로 마음 깊은 곳에 꼭꼭 숨겨 둬, 세주조차도 잊고 있던 내면의 목소리였다. 세주는 내면의 목소리 ‘어떤 세주’와 마주하게 되면서, 스스로도 미처 알지 못했던 마음을 들여다보게 된다. 세주는 그 과정을 통해 평소 느꼈던 여러 감정과 욕망 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자기만의 단단한 중심을 만들어 나간다. 단단한 마음은 곧, 내 의지와 상관없이 일상에서 맞닥뜨리는 상처들 속에서 나를 지켜 나가는 힘이 되어 준다. 자기 목소리를 찾아가고 싶은 어린이뿐 아니라, 아이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싶은 어른에게도 권하고 싶은 책이다. 읽고 나서 속이 다 시원해졌다. 모든 아이는 주인공 세주처럼 자신만의 ‘어떤 세주’를 불러내 진심을 속삭이며, 스스로에게 위로를 건네어 홀로서기를 배우는 능력이 있다. 우리 반 교실에 가득한 현실의 세주들에게 읽어 주고 싶은 책._송주현(초등학교 교사, 『착한 아이 버리기』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