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일이와 수일이
중견 동화작가 김우경씨가 새로 선보이는 장편 환타지 동화이다. 이 작품은 옛날 이야기에서 모티브를 찾아 발전시킨 점이 흥미롭고, 상상과 모험을 다루는 환타지이면서도 어린이가 처해있는 현실에 뿌리박고 있어 공허하지 않다.
'내가 여러 명이면 얼마나 좋을까? ' 매일같이 여러 개의 학원에 쫓겨다니고 마음대로 놀지 못하는 요즘의 어린이라면 이런 생각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이때 누가 자기의 분신을 하나 더 만들어 낼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준다면 어떻게 될까?
주인공 수일이는 이런 고민에 빠져있다가 자기가 키우는 개 덕실이의 제안에 따라, 옛 이야기에 나오는 것처럼 자기 손톱을 깎아 쥐에게 먹인다. 그러자 정말 쥐는 또 하나의 수일이가 되어 하기 싫은 일을 대신 해 주는 것이 아닌가? 그러나 이 가짜 수일이가 점점 진짜 수일이의 자리를 차지하게 되고 진짜 수일이는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고 싶지만 돌아갈 수가 없게 된다.
지금의 자리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마음과, 막상 벗어난 뒤에는 다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빚어내는 여러가지 무늬를 보며, 아이들은 아이대로 부모들은 부모대로 자기 삶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