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살의 역사
클레오파트라의 가슴을 물었던 독사의 독은 얼마나 강력했을까? 소크+K1라테스가 마신 독배는 어떤 성분일까? 조선 후기의 정조는 과연 독살되었을까?
'출퇴근 한뼘지식' 18번째는 『독살의 역사』을 다뤘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독은 누군가를 암살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었다. 대부분의 무기는 상대와 대면했을 때만 쓸 수 있다. 상대가 나보다 힘이 세거나 무기에 더 능숙하면 오히려 내 목숨이 날아갈 판이다. 하지만 독은 다르다. 약간의 화학 지식과 들키지 않고 독을 탈 수 있는 행운만 주어진다면 어린아이라도 이용할 수 있다. 그래서 고대 그리스 신화에도 독살과 관련된 이야기가 심심하지 않게 등장한다.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독은 무엇일까? 독은 모두 해독이 가능할까? 독을 먹은 사람은 왜 자신의 목을 죄는 걸까? 『독살의 역사』는 '독'에 관한 모든 궁금증을 풀어주기 위해 기획되었다. 역사와 드라마, 영화에서 등장하는 독살의 현장을 찾아보고, 최근에 이슈가 됐던 사건까지 한눈에 볼 수 있게 꾸몄다. 또한 최강 독을 15개를 선정하여 어떻게 만든 것인지, 얼마나 강력한지, 어떤 증상이 나타나는지 등을 자세하게 소개하였다. '최강 독 TOP15'은 독성에 따른 순위를 보는 재미뿐만 아니라 영화나 사건 등과 연계시켜 읽는 내내 긴장감을 줄 것이다. 2013년 뱀의 해를 맞이하여, 뱀독으로 각종 치료제를 개발하는 과정을 다룬 섹션은 독이 약이 될 수 있다는 흥미로운 접근이 돋보이며 우리가 독에 관해 미처 알지 못한 사실을 만날 수 있어 더욱 재미있다.
<미리보기>
고대 역사나 신화에서는 독을 이용해 상대를 해치는 장면이 심심치 않게 발견된다.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메데이아는 남편 아이게우스가 다른 여자에게서 낳은 아들인 테세우스가 찾아오자 그를 독살하려 한다. 하지만 테세우스가 지닌 칼을 보고 자기 아들임을 알아차린 아이게우스가 독을 빼앗는다. 영웅 헤라클레스는 독을 지닌 히드라를 처치한 후, 그 피를 화살에 발라 적을 퇴치한다.
고대 역사에서도 독은 심심찮게 등장한다. 이집트가 로마에 패망하자 마지막 여왕이었던 클레오파트라는 독사에게 가슴을 물게 하여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그리스의 젊은이들을 미혹시켰다는 죄를 뒤집어쓴 소크라테스는 “악법도 법이다”는 유명한 말을 남긴 채 스스로 독배를 마시고 세상을 떠난다. 기원전부터 독이 자살이나 죄인의 처형 수단으로 흔히 이용된 것이다. 이렇듯 독의 효능과 이용법이 잘 알려졌었기에 누군가를 죽이고 싶은 사람들은 쉽게 독의 유혹에 빠져들기 마련이었다.
독살의 계보에서 가장 윗자리를 차지하는 이는 고대 로마 네로 황제의 어머니인 아그리피나다. 네로 못지않은 폭군으로 유명했던 칼리굴라의 여동생인 그녀는 광기 어린 오빠에게 미움을 받아 코르시카 섬에 유배되는 등 어릴 적부터 끊임없이 죽음의 위협에 시달렸다. 칼리굴라는 폭정 4년 만에 암살되고 숙부 클라우디우스가 황제가 되었다. 그녀는 남편과 아들(네로)이 있었음에도 황제의 아내였던 발레리를 독살하고 자신이 황비가 돼 16살이었던 자신의 아들 네로를 황제로 만든다. 역사는 그녀가 어떤 독약을 썼는지 기록을 남기지 않았지만, 후대의 학자들은 삼산화비소를 사용했으리라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그녀의 말로는 그리 행복하지 못했다. 어머니의 잔인한 성품과 솜씨를 물려받은 아들 네로가 제위에 오르자마자 클라우디우스의 친아들이었던 의붓동생 브리타니쿠스를 독살하고, 곧 어머니 아그리피나마저 죽이고 말았던 것이다(비록 독살은 아니었지만). 네로가 황제가 된 지 겨우 5년 만의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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