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이체르 소나타
사랑의 실체는 육체의 욕망일 뿐이며 남자에게 결혼은 그 욕망의 충족인데 여자는 그 결혼이 사랑의 궁극이며 실체라고 착각한다. 이 소설은 한 남자의 불타는 질투와 아내 살해를 통해 사랑은 없다고 선언한 톨스토이가 세상의 모든 결혼에 던진 소설적 응답이다. 따라서 얼핏 보기에 이 소설은 질투심에 불타 아내를 살해한 한 인간의 이야기로 보인다. 그래서 셰익스피어의 「오셀로」가 연상된다. 그러나 질투는 겉으로 드러난 것이고 안에 담겨 있는 것은 남녀 간에 사랑의 완성으로서의 결혼이란 어떤 것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시대를 뛰어넘는 물음이다.
톨스토이의 후기 중단편 중에서 대표작으로 꼽히는 이 작품은 만년의 작가가 가졌던 사상과 철학, 인생관 등이 응집되어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작품은 흔히 일컬어지는 톨스토이의 3대 작품인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니나』 『부활』 등에 버금가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