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인생
러시아의 대문호 안톤 체호프가 남긴 ‘인생’에 대한 두 편의 중편소설을 한데 엮은 책이다. 책은 타고난 신분과 배경을 버리고 ‘펜’ 대신 ‘페인트붓’을 붙잡은 한 남자의 인생 역정(「나의 인생」)과 결혼을 통해 일탈을 꿈꾸지만 녹록치 않은 삶의 진실을 깨닫게 되는 또 한 남자의 이야기(「삼 년」)가 수록되어 있다. 모순된 사회, 위선적인 인간 군상 속에서 진정한 삶의 가치를 찾으려는 인물들을 통해 작가는 ‘인생이란 무엇인가’라는, 시간이 흘러도 변치 않는 삶의 화두를 던진다. 특히 이 작품선집의 표제작이기도 한 「나의 인생」은 러시아 현대문학 비평가인 D. S. 미르스키가 “시적 파악과 의미 면에서 체호프의 걸작으로 인정될 만하다”라고 평한 바 있다.
청년실업과 구직난, 급증하는 이혼율, 사랑에 대한 근원적인 회의, 학벌을 갖고 연줄을 잡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현대인들의 아픔과 시련을 반추하게 하는 두 작품은 ‘노동’의 참 가치와 ‘결혼’의 참 의미에 대해 근본적인 성찰의 계기를 마련해준다. 독자들은 이 두 편의 소설을 통해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롭고 중후한 느낌의 체호프를 만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