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이 김선달
조선 후기의 어지러운 사회상을 풍자와 해학으로 풀어낸 이야기. ‘저 사람은 봉이 김 선달 같은 사람이야’라고 말하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을 것입니다. 기발한 생각으로 돈을 벌거나, 남을 속이는 사람들에게 ‘대동강 물을 팔아먹은 봉이 김 선달’이라고 흔히들 말하지요. 봉이 김 선달은 유명한 사람이기는 한데 실제로 있었던 사람인지 아닌지, 이름조차 확실하지가 않습니다. 그러나 수백 년 동안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그의 이야기가 전해 내려왔습니다.
김 선달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그의 재치에 나도 모르게 웃음을 짓게 됩니다. 그는 자기보다는 다른 사람의 아픔에 관심을 갖고 이웃의 고통을 나누려 했습니다. 비록 가난하지만 가난을 즐기며, 돈이 생기면 남들에게 나눠주는 인정 넘치는 사람이기도 했지요. 대신 권세를 이용해 돈을 벌고 약한 사람을 괴롭히는 양반들이나 자기 이익만을 챙기는 장사꾼들에게는 서슴없이 혼을 내는 정의로운 사람이었습니다. 그의 여유와 재치, 남을 위한 마음을 닮는다면 우리가 사는 세상은 틀림없이 더 행복하고 즐거운 곳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