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호모데우스전
바이러스로 죽어가는 인간을 살리기 위해
동물은 실험대상이 되어야 하는가?
인간의 그늘 아래 스러져간 수많은 생명을 위해-
생태 이야기꾼 이상권이 들려주는 ‘불편한 진실’
“결국, 인간은 가축의 지옥을 먹고사는 거야.”
특서 청소년문학 열세 번째 이야기. 『시간 전달자』, 『하늘로 날아간 집오리』, 『개 재판』, 『고양이가 기른 다람쥐』 등 자연과 동물, 그리고 환경을 노래해온 우리나라 최고의 생태이야기 작가 이상권이 이번에는 ‘불법동물실험’의 메시지를 던지는 청소년소설로 독자들을 찾아왔다.
최근,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뜨겁다. 국내 한 연구팀에서는 코로나19의 감염 양상을 동물실험을 통해 확인했음을 밝혔다. 또한 연구팀은 이 실험을 통해 얻은 결과는 백신 개발과 치료 효과 입증을 위해 사용될 것이며, “인류를 위협하는 질병을 극복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갖고 임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바이러스로 죽어가는 인간을 살리기 위해 동물을 실험대상으로 사용할 ‘권한’은 누가 부여한 것인가?
한 해, 동물실험으로 희생되는 비글 강아지의 숫자는 1만5천여 마리에 이른다. 실험 비글들의 경우 동물실험에 적합하도록 태어날 때부터 고유 습성이 억제된 채 길러진다. 과학적 시료와 도구로 이용되기 위해 생산된 이 실험견들은 각종 잔인한 실험을 당한 후, 햇빛 한 줌 보지 못한 채 실험실 안에서 죽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인간은 실험용 동물을 ‘움직이는 물건’ 혹은 ‘도구’ 혹은 ‘노예’처럼 대하고 있어. 실험동물을 일부러 암에 걸리게 하고, 질식사시키고, 눈을 멀게 하고, 다리를 부러트리기도 하고, 귀를 멀게도 하고, 화상을 입히기도 하고, 방사선에 노출시키기도 하고, 굶겨서 죽이기도 하고, 냉동실에다 넣고 죽이기도 하고, 바닥을 점점 뜨겁게 하여 미치도록 뛰다가 죽게 하는 등, 진짜 상상도 할 수 없는 실험을 하고 있어. (본문 55쪽)
이상권 작가는 ‘과연 우리 인간에게 동물의 생명을 이용할 권리가 있는가?’를 물으며 그간 우리가 외면해온 ‘불편한 진실’을 신랄하게 꼬집는 동시에 인간 중심 사고가 옳은 것인지 생각해보게 한다. 세상에 태어난 생명들은 모두 똑같은 생명의 무게를 가지고 있으며, 인간은 결코 특별한 존재가 아님을 이야기한다. 아울러 담담한 목소리로 인간을 위해, 인간에 의해 무참히 스러져간 수많은 생명에게 위로를 건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