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구효서의 신작 장편소설 『나가사키 파파』. 나가사키의 음식점에서 조리사로 일하고 있는 스물한 살의 한유나를 중심으로 이야기는 펼쳐진다. 그녀가 일하는 음식점에는 제각각인 캐리터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스무 살의 접시닦이 히데오, 지배인 오오카, 주방 경력 13년의 쓰쓰이, 홀 담당 기구치, 중국인 아이코, 참견쟁이 미루언니는 소설의 재미를 한층 높여 준다. 그들은 평범하지 못하다는 이유로 사회에서 섞이지 못한 채 외로움과 쓸쓸함을 짊어져야만하는 경계인으로 그려진다.
한유나가 나가사키로 아버지라는 사람을 찾아온 까닭은 엄마 ‘박성희’를 비롯한 가족들에게 어려서부터 자신의 친아버지가 엄마와 결혼하고 자신을 키워준 ‘한빈’이 아니라 외할아버지 가죽공장의 평범한 일꾼이었던 ‘정 군’(정민태)이라고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유랑민처럼 살아온 한유나는 정군에게서 자신의 뿌리를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을 가지고 나가사키로 간 것이다. 엄마는 그런 딸에게 그동안 하지 못했던 옛 이야기를 메일로 띄어 보낸다. 엄마의 메일을 통해 자신의 출생에 대한 내막을 알게됨과 동시에 어느새 음식점의 멤버들이 자신 곁에 자리하고 있음을 깨닫는다.
자신의 정체성을 찾지 못한채 유랑하며 지냈던 그녀는 자신의 일상 속에서 자신이 진정으로 찾고자 했던 것을 찾게 된다. 이 책을 통해 누구의 뿌리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존재하고 있는 지금 현재의 자신이 가장 중요한 것임을 알게 될 것이다.
저자소개
등단이래 누구보다도 치열한 작가정신과 전위적인 형식실험을 보이며 자신만의 이력을 쌓아온 '오로지 소설만으로 존재하는 전업작가'. 서정성과 탄탄한 주제의식, 재미를 겸비한 소설로 평단과 독자 모두에게 호평을 받아왔으며, 소설 양식과 문체를 늘 새롭게 실험하여 깊고 다채로운 주제의 문학으로 승화하는, 우리 시대 대표 소설가이다.
1987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마디」가 당선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 1994년 「깡통따개가 없는 마을」로 한국일보문학상 수상, 2005년 「소금가마니」로 이효석문학상 수상, 2006년 「명두」로 황순원문학상 수상, 2007년 「시계가 걸렸던 자리」로 한무숙문학상 수상, 2007년 「조율-피아노 월인천강지곡」으로 허균문학작가상 수상, 2008년 『나가사키 파파』로 대산문학상을 수상했다.
사회와 권력의 횡포를 고발하는 작품을 즐겨 써 왔으며, 최근에는 일상의 소소함과 눈물겨운 삶의 풍경을 그리는 쪽으로 선회하고 있다. 2000년 9월 국내 최초의 신작 소설 eBook 시리즈인 장편소설 『정별(情別)』을 YES24에서 발표했다.
창작집 『노을은 다시 뜨는가』, 『확성기가 있었고 저격병이 있었다』, 『깡통따개가 없는 마을』, 『도라지꽃 누님』, 『시계가 걸렸던 자리』, 『저녁이 아름다운 집』, 장편소설 『전장의 겨울』, 『슬픈 바다』, 『늪을 건너는 법』, 『낯선 여름』, 『라디오 라디오』, 『남자의 서쪽』, 『내 목련 한 그루』, 『악당 임꺽정』, 『몌별』, 『노을』, 『비밀의 문』, 『나가사키 파파』, 『동주』산문집 『인생은 지나간다』, 『인생은 깊어간다』, 동화 『부항소녀』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