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 싸고 왜 화를 낼까?
어느 날 동이네 가족은 모두 여행을 떠난다. 집에 남아 있던 가축들은 동이가족이 돌아올 때까지 어지럽히지 않겠다고 약속을 한다. 돼지, 강아지, 고양이, 닭, 암소, 토끼 모두 약속을 한다. 그렇지만 첫날부터 집안은 엉망이 된다. 소는 오줌과 똥을 아무 데나 버리고 아버지 담배를 몰래 훔쳐 피운 고양이는 담배꽁초를 함부로 버리고 강아지는 퇴퇴퇴 침을 뱉으며 다니고 토끼는 음식 찌꺼기를 마구 버린다. 돼지는 손이나 얼굴을 절대로 닦지 않는다. 동이네가 집을 비운 며칠 사이에 집은 엉망이 되고, 지나가던 동물이나 새들도 마구 똥을 싸거나 오줌을 싼다. 병아리, 송아지들이 병이 들어 끙끙 앓기 시작하였다. 어린 것들이 지저분한 환경을 이기지 못하고 병이 난 것이다. 가축들은 병이 나서 끙끙 앓는 새끼들을 보면서도 서로를 탓하거나 돌아오지 않은 동이 가족을 원망할 뿐 어떻게 해야 되는 전혀 깨닫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