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오래된 지방도시 아홉 곳의 골목골목 순례하며 읽어내는 도시 이론!
건축인문학자인 저자가 '도시의 시대'에 살고 잇는 우리에게 또 다른 도시를 보여준다. 오래된 공간과 장소, 그곳에 깃든 이야기와 조상의 지혜를 기록하고 분석하고 해석해온 그가 이번에는 오래된 도시, 곧 ‘역사도시’를 아홉가지 선정하여, 연구 대상을 옮겨 한국의 고유성을 다채롭게 담아 저술하였다.
곡선의 강과 직선의 중앙로가 교차하는 밀양, 바다와 예술가들이 빚어낸 도시 통영, 막다른 골목이 살아 있는 양반도시 안동, 봄을 간직한 물의 도시 춘천, 휴머니즘을 간직한 상업도시 안성, 외래 풍경을 안고 있는 오래된 포구도시 강경, 예(藝)와 무(武)라는 두 개의 문화바퀴로 도시를 움직이는 충주, 한옥의 전통을 간직한 전주, 천년 고도 나주 이야기가 담겨 있다.
저자는 문화유적, 랜드마크 등 개별 건물에 대한 현상적 분석이 아니라 도시 전체를 가시권에 놓고 살펴본다. 행정 중심지로 시작한 역사도시의 오래된 공간인 객사와 동헌, 성벽 등의 위치를 파악함으로써 과거 도시 공간의 중심지와 경계를 확인하고, 개별 도시의 일상생활의 축이 어떻게 형성되었고 변화했는지를 더듬어나간다. 그다음에는 도시의 지형과 물길을 확인하면서 높은 지대에 형성된 도시 공간의 특징을 찾아내고, 마을과 공동체의 독특한 분위기를 읽어낸다.
그중에서도 저자가 주목한 도시 공간 중 하나는 바로 ‘골목’과 주택 및 주거지의 모습이다. 골목들이 만들어내는 도시의 면(面)은 일상생활이 이루어지는 거주의 장소로, 도시생활이 빚어내는 고유한 문화가 존재하는 곳이다. 특히 이 책은 어느 도시에서나 쉽게 만날 수 있는 ‘막다른 골목길’을 우리나라 도시 공간의 특징으로 살펴본 점이 두드러진다.
이러한 골목 덕분에 도시 공간이 적절한 규모의 작은 공동체 영역으로 나뉠 때, 즉 ‘인간적인 척도(human scale)’를 지닐 때 도시의 휴머니즘이 가능하다고 본다. 한편, 한국의 역사도시에는 주상복합 건물이 많은데, 충주 안성 강경의 주상복합 건물에서 사적인 생활 영역을 확보한 과거의 방식을 살펴본다면 앞으로 고밀도 도심에 적합한 다양한 주거 유형을 개발하는 데 귀중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목차
저자의 글 - 나를 사로잡은 오래된 도시, 그리고 골목들
1 밀양_곡선으로 흐르는 강, 직선으로 흐르는 시간
강을 건너 성장한 큰 둑의 도시|도시와 강이 만나는 두 가지 방식|도시의 시간축, 중앙로|내일동은 복원 중|도시의 섬마을, 삼문동|삼문동의 잠 못 이루는 밤|ㅁㅁㅁㅁ|밀양의 현대적 이미지를 만들어갈 가곡동|아름다운 밀양강과 영남루의 타자화|사람이 집보다 높은 곳에 우뚝 설 수 있는 도시
2 통영_바다와 예술가들이 빚어낸 도시의 지혜
군사도시에서 예술의 도시로|통영의 랜드마크, 세병관|통영, 또 하나의 텍스트|생활과 예술의 만남|이중섭이 통영으로 간 까닭은|흐르는 길과 오르는 길|도시 공간의 이성과 감성, 그리고 보행 본능|청마거리의 시간|도시의 중앙, 여황산 남쪽 자락|도시의 주변, 동피랑과 서피랑|마당 높은 집들|마음이 머무는 오감의 도시
3 안동_막다른 골목에 살아 있는 양반도시의 품격
동쪽이 편안한 도시|좋은 도시는 학교다|도시에서 서러운 보물찾기를 하다|남문루 동종이 오대산으로 간 까닭은|막다른 골목의 도시|막다른 골목과 공간 이용의 경제성|서문 밖 종교회의장|건축문화의 발원지, 건축 교류의 중심지|거리에서 느끼는 도시의 지역성|도시 공간을 연결하는 '시간의 회랑'
4 춘천_역사의 무게를 이겨낸 도시 공간의 봄
빼어난 산수, 유구한 역사|물의 도시|사람들의 발길을 이끄는 마당과 경사진 길|도시의 자연: 망대 아래 마을|망대 아래 마을엔 박수근과 권진규가 없다|살아 있는 도시 가로: 명동길, 닭갈비골목, 중앙시장, 브라운5번가|다양한 자의 슬픔|도시 가로는 어떻게 죽어가는가?|답은 언제나 내 안에 있다
5 안성_상업도시의 휴머니즘
편안한 고을에서 번성한 상업|연암, 18세기 후반의 안성 시가지를 걷다|이 사람, 도구머리에서 왔나?|남북으로 난 동서로와 좌우로 난 중앙로|장터만으로는 좋은 도시가 될 수 없다|1.1km의 가로를 걷는 느낌|편안한 고을에서 생각하는 도시의 휴머니즘|장하다 문간채여!|한옥의 진화와 뼈대 있는 건축의 힘
6 강경_오래된 포구도시의 외래 풍경
호남과 호서가 만나는 근대 포구 상업도시|문학작품으로 만나는 20세기 초의 강경|강의 풍경|도시로 나온 마당|도시 주거 유형의 탄생, 장옥형 주택|강경에서 만나는 낯선 풍경들|욕망의 확대와 풍경의 파괴|쇼핑객이 관광객이 되는 도시
7 충주_도시를 움직이는 두 개의 문화 바퀴
틀에 갇히지 않은 역사도시|성벽의 안과 밖|풍물패를 따라 도시 공간을 돌다|우륵과 임경업|자전거로 달려본 인문과 자연의 길|인문의 길 하나: 우륵, 예(藝)를 찾아서|인문의 길 둘: 임경업, 무(武)를 찾아서|자연의 길 하나: 충주천이 시작되는 곳을 찾아서|자연의 길 둘: 교현천이 시작되는 곳을 찾아서|솟은 땅들이 도시를 에워싸다|두 개의 문화 바퀴를 굴리자
8 전주_한옥이 지켜온 도시의 전통
조선왕조를 낳고 거둔 따스한 전통도시|도시 경계에서 만난 아름다움 그리고 파괴|전통도시의 상징, 성벽과 시장|성벽 철거와 함께 불어온 근대의 바람|초록바위와 객사, 그리고 미원탑|한옥과 마을, 그리고 도시의 품격|살아 있는 도시 전주
9 나주_천년 고도의 세 가지 선
물과의 인연으로 성장한 도시|두 장의 그림을 이어주는 세 가지 선|나주 천사의 시|도시의 두 선을 차지한 공장과 집들|한 켜를 사이에 두고 공존하는 가로와 마을|연애의 파괴|객사와 경찰서|서로 다른 시기의 정치적 공간, 세 개의 남북축|활기찬 상업공간, 동문길|물길이 있어 시(詩)가 되는 도시
특집 한국의 역사도시를 말한다
역사도시란 무엇인가?|동아시아 문명 속의 한국 역사도시|한국 역사도시가 걸어온 길|도시의 선과 면, 그리고 휴머니즘|새로운 역사도시를 꿈꾸며
키워드로 읽는 도시 답사 노하우
본문의 주
참고문헌
찾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