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내가 치워야 돼
버리는 사람 따로 있고, 치우는 사람 따로 있다.
쓰레기를 치워 주는 고마운 환경미화원들을 말하는 게 아니다. 즐리와 그리가 함께 사는 집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즐리는 요리하고, 치우고, 설거지하고, 청소한다. 그리는 먹고, 더럽히고, 버리고, 어지른다. 즐리는 어느 날 왜 나만 치워야 되냐며 폭발하고, 둘은 집을 반으로 나눠 각자 치우기로 한다. 그러자 그리가 쌓아 둔 쓰레기는 즐리가 치우는 곳까지 넘어온다. 하지만 즐리는 그리의 습관을 바꾸지 못하고 오히려 그리를 따라 집을 어지르고 치우지 않게 된다. 집 안에는 치우지 않은 쓰레기가 가득하고, 점점 산처럼 쌓인다. 즐리와 그리는 이렇게 쓰레기가 가득한 집에서 잘 지낼 수 있을까? ‘나만 편하면 되지’, ‘귀찮으니까 대충 하자’, ‘나도 안 할래’ 하는 마음이 불러온 괴로움과 불편한 뒷이야기는 사실 하나뿐인 지구에 사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