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어른이라도 혼자 걷기 싫은 위험한 골목
매일 그곳에 앉아 누군가를 기다리는 아이
그레이스는 오늘 학교에 가지 못했다. 학교에 데려다줄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엄마를 사랑하지만, 엄마는 너무 자주 약을 먹고 너무 오랫동안 잠을 잤다. 사회복지사들은 호시탐탐 그레이스와 엄마를 떼어놓으려고 하고, 누구 하나 진짜 관심을 주진 않는다. 그래서 소녀는 오늘도 이곳에 나와 있다. 보호자 없이 갈 수 있는 가장 먼 곳, 아파트 현관 계단에 앉아 도움을 기다린다. 그리고 지금, 얼굴 한 번 본 적 없던 이웃이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우리집 앞에 아홉살 꼬맹이가 매일 나와 앉아 있는다면, 나는 어떤 행동을 했을까. 말을 걸었을까? 적극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나섰을까? 스치듯 인사를 건넸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대로 집으로 들어가 문을 닫았을 것이다.
《흔들리고 있는 소녀를 보거든》에는 나와 다르지 않은 ‘어른’들이 등장한다. 온갖 공포증에 사로잡혀 자신을 집에 가둔 빌리, 어린 시절의 힘든 기억으로 사람과의 관계를 끊어버린 레일린, 괴팍한 성정으로 자식들마저 등돌린 래퍼티, 남과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받아온 펠리페……. 아이의 눈과 귀를 통해 보는 ‘어른’들의 모습은 창피하고 부끄럽지만 정말 공감이 간다. 경험적으로 알게 된 두려움들 때문에 다시 시작하지 못하고, 자신을 가두고, 의연한 척하며 바쁘게 살아가는. 그저 살아가며 상처받기 전에 사람을 차단해버리는. 그레이스의 눈에 비친 낯설지만 친숙한 그들의 모습에서 우리는 우리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저자소개
비평가들의 찬사가 끊이지 않는 미국의 소설가. 샌터 바바라 작가 협회 사무국에서 「샌터 바바라 리뷰」의 편집자로 일하며 매해 가을 쿠에스타 대학 작가 협회의 워크샵에서 소설 강의를 한다. 『트레버(Pay It Forward)』, 『말들의 장례식(Funerals for Horses)』, 『대이변의 기후(Earthquake Weather)』, 『풍차를 쫓아서(Chasing Windmills)』, 『내가 너를 찾았을 때(When I Found You)』등의 작품을 꾸준히 발표했다.
캐서린 라이언 하이드의 소설은 희망을 이야기하는 것은 물론, 세상을 더 따뜻한 곳으로 바꾸려는 의지를 담고 있다. 특히 2000년에 발표한 소설 『트레버』는 평단의 호평을 받고 영화로도 제작되어 미국을 넘어 전 세계에서 사랑을 받았다. 이후 그녀는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아이디어를 생각하고 실천하라’는 소설의 명제를 토대로 PIFF(Pay it Forword Foundation)를 창설하여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두 번째 심장(Second hand heart)』은 심장이식 대기 환자 1번으로 생사의 고비를 넘나들던 열아홉 살 소녀 비다가 심장을 이식 받은 뒤, 기증자와 기억을 교감하기 시작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 소설은 세상살이를 겪을 기회조차 얻지 못했던 소녀가 세상을 알아가고 자신의 삶을 개척하기 시작하는 성장담이자,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실의에 빠진 한 남자가 새로운 삶을 향한 여정이다. ‘기적 같은 소설, 놀라운 소설’이라는 독자들의 찬사를 받으며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로 등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