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이 된 거인
별을 꿈꾸던 거인이 스스로 몸을 낮추어 영원히 사랑받는 섬이 된 이야기
아주 먼 옛날 하늘을 떠받치고 살던 돌덩이 거인들이 있었습니다. 유성이 떨어지던 날 독이라고 불리던 거인은 별똥별을 잡기 위해 동주도로 향하고, 사람들은 거인을 유인해 숲에 가두려고 소녀 은을 보냅니다. 하지만 은의 연에 불이 붙고, 그 불빛을 별똥별로 착각한 독은 불빛을 잡으려다 사람들이 파놓은 커다란 웅덩이에 빠집니다. 은은 자신을 구해준 독에게 웅덩이에서 빠져나올 수 있게 해 주겠다고 약속합니다. 쓰러진 거인은 땅의 세계를 알게 되고 산이 되고 싶다는 소망을 가지게 됩니다. 많은 세월이 흐른 뒤 은과 마을 사람들 도움으로 다시 일어나게 된 독은 땅 위에 사는 생명을 돌아볼 줄 알게 되었습니다. 어느 날 바다의 거인이 동주도를 덮치려 하고, 독은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바다에 발을 디디고 온몸으로 막아 냅니다. 독의 몸은 포악한 바다 거인의 입김에 산산이 부서지지만 끝내 물러서지 않았고, 버티고 있던 두 발은 섬이 되어 동주도를 지키게 되었습니다. 산이 되고 싶었던 거인 독은, 자신을 살게 해 준 이들을 위해 기꺼이 섬이 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