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시기 참정권문제와 조선인
일본의 식민지 지배를 관통하고 있던 사상과 정책 구조의 근간에는 '동화'와 '차별'이라고 하는 두 개의 기준이 존재했다. '동화'와 '차별'은 때때로 정책담당자에 의해, 교묘하고 상반되는 이론으로 일본 식민주의의 모순을 노정했다.
이런 식민지 지배체제 하에서 생긴 여러 가지 모순 가운데 가장 큰 문제는 참정권이었다. 일본은 원칙적으로 조선인을 비롯한 식민지 하의 민족을 '제국신민'이라고 하여 동화의 대상으로 상정하면서도, 현실적으로는 민도가 낮은 인민으로 취급하여, 참정권을 부여하지 않고 차별했다. 일본에 이주했던 조선인에게는 1920년 이후에 참정권 부여를 인정하면서도, 조선반도에서는 일관되게 중의원 의원선거법을 시행하려 하지 않았다. 이 책은 참정권 문제 연구를 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