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부를 훔친 소년
『두부를 훔친 소년』은 윤후명 선생님의 유년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이 이야기는 도시에서만 살다 처음으로 낯선 바닷가 마을로 이사를 한 뒤, 예전에 살던 곳을 그리워하며 낯선 학교에 적응하기 힘겨워 했던 이야기부터 시작됩니다. 그러다 춘섭이라는 친구를 만나 예전의 학교와 친구도 잊고 그곳의 생활에 적응하게 되는 성장 동화입니다. 전학 온 뒤, 친구 한 명 사귀지 못하고 외롭게 지내던 ‘나’는 친구들과 어울려 놀기 보다는 새를 잡아 배고픔을 달래는 춘섭이와 친해지고, 둘은 서로의 부족한 점을 채워갑니다. ‘나’는 가난하기 이를 데 없는 춘섭이가 왜 다른 아이들처럼 구슬, 딱지, 못 따위에 관심이 없고 오직 참새 잡는 일에만 열중하는가를 이해하게 되고, 덩달아 참새 잡기에 도전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그동안 보물이라고 여겼던 구슬, 딱지, 못을 버리고 새총을 보물 1호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다 뜻하지 않은 폭발 사고를 치른 뒤, 춘섭이가 새총을 쓰레기더미에 버리는 것을 보면서 앞으로 두 사람의 보물이 바뀔 것을 예감합니다. 그것은 바로 고양이 찾기입니다. 고양이는 곧 길들여지지 않는 세상에 대한 호기심으로 여겨집니다.어린이는 끊임없이 변화합니다. 자라나는 어린이만큼 변화무쌍한 존재는 세상에 없을 것 같습니다. 엄마 곁을 떠날 줄 몰랐던 꼬마는 친구를 알게 되고, 이성을 느끼게 되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엄마 품을 벗어납니다.
작품 속의 ‘나’와 춘섭이는 서로를 알게 되면서 많은 변화를 겪습니다. ‘나’와 춘섭이는 친구가 없습니다. ‘나’는 전학을 온 뒤 친구 한 명 없이 외롭게 지내고, 춘섭이는 다른 친구들과 딱지치기, 구슬치기, 못 치기 놀이를 하는 대신 참새나 개구리를 잡으러 다니느라 친구가 없습니다. 그런 두 아이가 만나 세상에서 둘도 없는 친구로 발전합니다.
이 동화는 주인공이 엄마가 만든 두부를 몰래 훔쳐서 춘섭이 집에 가져다주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두부 도둑질에 성공한 주인공은 엄마가 감쪽같이 모를 비밀 하나를 만들었다며 흐뭇해합니다. 그렇게 엄마라는 울타리를 빠져나가 점차 낯선 세상으로 발걸음을 내딛습니다.
‘나’는 춘섭이와 어울려 다니면서 그동안 자신이 몰랐던 또 다른 세상을 알게 되고, 어쩌면 앞으로 더 많은 세상을 만날지도 모른다는 예감을 하게 됩니다. 춘섭이를 만나기 전에는 구슬, 딱지, 못, 그런 것들이 주인공의 보물 1호였습니다. 하지만 춘섭이와 어울리면서 그런 것은 꼬마들이나 하는 놀이라고 여기게 됩니다. 그리고 새총을 처음 손에 넣은 날, 그 새총은 주인공의 보물 1호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성장하면서 어린이들의 꿈이 바뀌듯이, 보물 1호라고 여긴 새총마저 쓰레기더미에 버립니다. 그리고 고양이 찾기에 나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