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시골의 산과 들, 냇물에서 펼쳐지는 야외무대
투박하지만 순수한 시골 사람들을 만나고
벌레와 온갖 동물, 식물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시골 극장!
이 책은 글 쓰며 농사짓는 작가 원재길이 시골에서 직접 보고 겪은 일들, 때로는 작가 자신이 주인공이 된 인상 깊었던 사건들을 기록한 투박하지만 순수한 기록이다.
시골에서는 흥미로운 사건이 일 년 내내 펼쳐진다. 마을 사람 모두 같은 집에 사는 듯 비밀이 없고 서로 아주 작은 몸짓까지 지켜보는 그 카메라는 감촉이 따뜻하다. 편을 갈라 싸우다가도 동네 모임에서 만나면 모두 맛있게 잘 먹고 잘 마시며 웃음소리와 우스갯소리를 멈추지 않는 화끈한 면도 지녔다. 외지인에게 마음을 잘 열지 않지만 함부로 내치지 않고, 갈등이 있으면 뭉근하게 풀어 낼 줄 안다.
사람 못지않게 동물과 식물이 시골 생활의 주인공으로 나서는 일도 많다. 지네와 말벌, 진드기와 뱀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닭 울음소리에 잠을 설치는 일도 허다하다. 약삭빠른 쥐가 닭 모이를 훔쳐 먹고, 강아지들이 동네 닭을 물어 버리고, 산꼭대기에서 독수리들이 사람을 공격하는 등 산과 들판, 냇물로 이루어진 시골 야외무대에서는 사건과 사고가 그치지 않는다.
이제 시골에 완전히 정착한 작가는 몸소 흙벽돌집을 짓고 매일 산을 오르며, 책 읽고 글 쓰고 그림 그리면서 느리지만 건강하게 살고 있다. 최근에는 밭 오백 평을 빌려 재래농법으로 농사를 시작했고 블로그에 요즘 살아가는 이야기를 올리고 있다.
작가는 이 책에서 시골살이를 다룬 글 속에 영화 이야기를 스무 편 넘게 넣었다. 영화는 작가 가족을 바깥세상과 이어준 중요한 고리였다. 그래서 시골 드라마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됨직한 영화를 고르는 일에 공을 많이 들였다고 한다.
시골에서 태어나 도시에서 살며 향수를 달래려는 사람들, 도시를 떠나 시골로 옮겨 가려는 사람들, 시골살이가 궁금한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목차
들어가며
1부 집 짓고 땅 일구기
이사하다
서울을 떠나다/몇 가지 이유/소도시가 지닌 매력/<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별들과 함께
호젓한 마을에서/또 다른 별들/대포 소리/<크림슨 타이드>
터를 잡다
눈먼 땅/논에 집을 짓겠다고?/비 맞는 소년들/계약을 맺다/<폴터가이스트>
헌집 고치기
헛간을 허물다/지하수 끌어올리기/실내 작업/뒷간도 집이다/토박이들을 사귀다/<건축학 개론>
새 집
어떤 집을 지을까?/바닥 공사/벽돌 쌓기/<킹 오브 썸머>/책들이 사는 집/천장과 지붕/쉽고도 어려운 건축/ 집들이/<나의 건축가>
땅을 일구다
작은 숲/나무와 꽃을 찬미하다/<과일 원정대>/열심히 일할 뿐/텃밭 가꾸기/<마담 프루스트의 비밀 정원>
2부 사람들과 어울리기
이런 사람, 저런 사람
우리 마을/이웃 마을/<야곱 신부의 편지>
비밀이 없다
누군가 보고 있다/텃세 부리는 사람들/<어둠의 표적>
동네 모임
편이 갈리다/선거일 진풍경/청장년 모임/독서 동아리를 만들다/<책 읽어 주는 여자>
손님맞이
잠자리를 보는 기쁨/대문 없는 집/사냥꾼과 맞닥뜨리다/<패닉 룸>
시골 장례
어떤 축복/누가 요령을 피웠을까?/영원한 잠/<황금 연못>
3부 자연 환경에 익숙해지기
사계절
천둥번개 공포증에 대한 변명/땔감 만들기/물 걱정 노래/<트위스터>
야생 동물
야생과 인간/뱀 때문에 국화밭을 없애다/까마귀와 참새/<새>
벌레들
곤충도 벌레다/말벌과 한판 승부/진드기에 대한 푸념/철갑을 두른 지네/<구운 벌레 먹는 법>
개와 닭
개가 닭 보듯이?/개를 키우는 까닭/수탉 울음을 좋아한다고?/<강아지 호텔>
고양이와 순둥이들
고양이 이해하기/토끼를 키울 때 알아야 할 것들/돼지와 소/<템플 그랜딘>
4부 느리고 건강하게 살기
교통과 교육
즐거운 버스/자연 속에서 배우다/<아홉 살 인생>
통신
느려도 인터넷/우체부도 동네 사람/<일 포스티노>
무얼 먹을까?
가게에 두부가 없다/자연이 베푸는 음식을 찬미하다/도토리묵 만들기 특강/<바베트의 만찬>
운동
날마다 등산/산을 탈 때 조심해야 할 일/자전거 타기/<연습곡>
글을 맺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