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달린 풍차바지
언젠가는 나 혼자서도 잘 걸을 수 있을 거예요.
그리고 스스로 똥도 꼭 가릴 거예요!
지체장애를 가진 민서는 태어날 때부터 항문이 없어 항문을 내는 수술을 받았습니다. 마치 똥이 감기에 걸렸을 때 나오는 콧물처럼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아무데서나 나와 버리기 때문에 민서는 아홉 살이 되도록 기저귀를 차고 다닙니다. 민서의 소원은 얼른 똥을 가려서 특수 학교에 가는 것입니다.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는 몸도 힘든데, 똥 냄새가 난다며 화를 내는 누나 때문에 속상합니다. 어느 날, 시골에서 올라온 외할머니가 민서에게 평범한 한복 바지에 길다란 천 두 장이 붙어있는 풍차바지를 만들어 주십니다. 그러나 바닥에 주저앉으면 풍차바지를 내릴 필요 없이 바지 틈이 벌어지는 바람에 방바닥에 똥을 누는 일이 더 많아져서, 누나는 더 자주 화를 냅니다. 누나에게 미움 받고 싶지 않은 민서는 어느 날, 똥을 누지 않으려고 밥을 굶다가 쓰러지고 맙니다. 과연 민서는 혼자서 똥을 누는 데 성공할 수 있을까요?
『날개 달린 풍차바지』는 사실적이면서도 친근한 말투와 동정이 아닌 공감을 이끌어 내는 줄거리로, 어린이 독자들에게 장애를 가진 친구가 나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려 줍니다. 요즘 어린이들은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남보다 느리거나 뒤떨어져서는 안 된다고 배웁니다. 모두가 같은 속도로 자라야 한다는 생각은 어린이들을 빨리 자라게 화는 것이 아니라 경쟁으로 내몰고, 민서처럼 남다른 아이들을 더욱 소외시키게 됩니다. 아홉 살 어린이의 시각에서 보는 세상은 차갑지만은 않습니다. 민서가 성장하고, 발전하는 모습을 응원하는 따뜻한 가족 이야기가, 어린이들에게 글 읽는 재미와 감동을 전해 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