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네껜 아이들
태평양을 건너 멕시코로 이민을 간 1,033명의 조선 사람들 중 대부분이 어저귀를 베는 농장으로 팔려 간다. 덕배와 덕배 아버지, 소녀네 가족, 감초 아저씨 부부 등의 십여 명의 사람들도 어저귀를 베는 야스체 농장으로 간다. 이들은 돈을 벌기 위해 멕시코를 찾은 사람들이었는데, 일본 사람에게 속아 팔려 온 것임을 알고는 크게 실망한다. 야스체 농장의 조선 사람들은 어저귀 잎을 베면서 심한 노동에 시달리고, 마야 원주민과 같은 노예 취급을 받으며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이에 못 견딘 조선 사람들은 조선의 황제에게 편지를 보내기로 하지만 그 사이 조선은 일본의 손에 넘어가 모든 일이 물거품이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소녀가 농장의 감독에게 몹쓸 짓을 당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만다. 소녀에게 마음을 두고 있던 덕배는 그 사실에 몹시 괴로워하고, 소녀의 동생 윤재는 농장을 탈출한다. 야스체 농장에서 계약 기간 4년을 다 채운 조선 사람들은 조선으로 돌아갈 뱃삯을 벌기 위해 메리다 시내로 간다. 그런데 제당공장에서 일을 하던 감초댁이 사고를 당해 그만 목숨을 잃고 만다. 조선 사람들은 감초댁과 조국을 잃은 아픔에 슬퍼하지만, 모두 이겨 내고 덕배와 윤재, 그리고 봉삼이가 주축이 되어 멕시코 땅에 학교를 세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