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엉이 방구통
마음에 입은 상처에 발라주는 약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윤수는 우리 할아버지를 미친 노인네라고 부른다. 할아버지가 지게를 지고 산에 나무하러 가는 모습을 봤기 때문이다. 나는 윤수에게 우리 할아버지는 미친 노인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 보이고 싶다. 그러던 중 할아버지가 경찰관이었다는 말을 듣게 된다. 할아버지가 경찰관이었다는 것을 이용하면 윤수를 혼내줄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에 할아버지에 대하여 이것저것 알아본다. 어느 날 할아버지는 나에게 이메일 한 통을 보내달라고 부탁하는데….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이 저지른 작은 잘못에도 죄책감에 힘들어한다. 이야기 속의 할아버지처럼 한순간 이기적인 판단으로 저지른 실수를 자책하며 평생 속죄의 마음으로 고행의 길을 자처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정작 폭풍을 일으켜 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상처를 주었던 세력들은 어떠한가? 혹시 한 명을 죽이면 살인자요, 수백 명을 죽이면 혁명가라는 이상한 논리를 적용하여 죄의식의 그늘에서 슬쩍 비껴 앉아 있는 것은 아닌지. 『부엉이 방구통』은 느닷없이 당한 커다란 소용돌이 속에서 가족을 지키기 위해 잘못된 판단을 내렸던 한 할아버지의 생애를 통해 속죄와 용서의 의미를 그리고 있다.